물을 많이 마실수록 몸에 좋을까? 물의 과다 섭취는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

 

🟦 물을 많이 마실수록 몸에 좋을까? 물의 과다 섭취는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

물을 많이 마실수록 몸에 좋을까?
물의 과다 섭취는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
라디오를 듣다 보면 물 광고를 쉽게 접할 수 있어요.
2L를 마시라고 권하는데요.
그냥 생수 2L를 마시려면 상당히 힘들더군요.

그래서 좀 자세히 알아보려고 포스팅합니다.

물은 체내 모든 생리적 기능에 관여합니다. 이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물을 마시도록 권고하는 다양한 속설이 난무합니다.
‘하루에 꼭 물 8잔은 마셔야 한다’가 대표적인데요.
이는 미국 식품영양위원회의 보고서를 잘못 이해하면서 출발한 오해입니다.

🔷️ 물이 몸에서 하는 역할

물이 체내에서 하는 역할은 크게 4가지입니다.
섭취한 영양성분을 체액에 녹여 세포로 운반하고, 몸에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는 노폐물을 세포에서 빼내 다양한 경로로 배출하며 체온을 조절합니다.
그리고 세포의 삼투압을 유지합니다.


우리가 갈증을 느끼는 이유는 이 세포의 삼투압 때문입니다.
삼투압은 농도 차이로 나타나는 압력입니다. 혈액의 염분 농도는 0.9%입니다.
몸속 물이 부족해지면 혈액의 염분 농도가 높아집니다.


그럼 저농도에서 고농도로 물이 이동하는 삼투현상에 의해 세포 속의 물이 혈액으로 빠져나오게 됩니다.
물을 보충하지 못하면 세포가 제대로 기능할 수 없어 생명까지 위험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몸은 항상 세포 내외의 농도를 맞추기 위해 몸에 수분이 부족하면 갈증을 유발합니다.

 

🔷️ 물 많이 마신다고 건강해지지는 않아

 

 

물을 많이 마신다고 건강해지는 건 아닙니다. 미국 다트머스대학 연구팀은 2002년 여러 논문을 분석한 결과 충분한 물 섭취가 피부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갈증이 날 때 물을 마시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봤습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연구팀도 2007년 물을 충분히 마셔서 피부가 좋아지거나 다이어트, 두통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수분 섭취량이 턱없이 부족한 탈수 상태에선 피부 탄력이 떨어질 수 있지만, 극히 드문 경우라고 설명했습니다.

🔷️ 하루 물 8잔, 보고서 잘못 읽어 나온 오해

 

지금으로부터 무려 75년 전 미국 식품영양위원회는 1kcal당 1mL의 물을 마셔야 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성인의 하루 권장 열량이 2000~2500kcal이므로, 하루 2L 정도의 물을 섭취해야 한다는 결론을 낼 수 있습니다.

2L는 물 한 잔을 약 250mL로 계산하면 총 8잔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그런데 이 보고서에는 다른 문장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에 있는 수분으로도 필요한 물의 대부분이 충당된다”입니다.
의학계에선 하루에 꼭 물을 8잔 마실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2007년부터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언론에서도 다뤄왔습니다.
BBC는 2007년 ‘허구로 밝혀진 7가지 의학 미신’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뉴욕타임스는 2015년 ‘하루에 8잔의 물을 마실 필요는 없다’는 칼럼에서 보도했습니다.

 

🔷️ 의식해 많이 마시면 오히려 저나트륨증 올 수도

 

 

물을 의식하고 많이 마시다간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습니다.
케이프타운대학 연구팀은 2012년 ‘물 중독’에 대한 연구 결과를 영국 의학회 회보를 통해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장기적으로 수분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저나트륨 뇌장애가 일어나 의식 장애, 발작,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물을 지나치게 마시면 혈액의 염분 농도가 낮아져 물이 세포 내로 이동합니다.
세포가 물을 너무 많이 흡수해 부풀면 중추신경계 부종, 근육 약화, 전신 경련이 생기고 혼수상태에서 심하면 생명까지 위독해질 수 있습니다.


조현병 환자에서 물 중독 증세가 종종 나타나곤 합니다.
이미 한국에선 2000년부터 ‘저나트륨혈증’이라고 명하며 물 중독으로 사망하는 조현병 환자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 왔습니다.

🔷️ 한국 성인 권장 수분 섭취량은 물 4~5잔

그렇다면 하루에 어느 정도 물을 마셔야 하는 걸까요?
정해진 양은 없습니다.
사람마다 거주하는 곳의 환경, 운동 여부, 신체조건, 먹은 음식의 양과 종류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아론 캐럴 교수는 2008년 영국의학저널에서 “주스나 맥주 등 음료는 물론, 과일이나 채소로도 수분 섭취가 가능하다”며 “하루 물 섭취에 대한 공식적인 권장량은 없어 개인에 따라 상황에 맞게 갈증이 날 때 물을 마시면 된다”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엔 수분 충분 섭취량에 대한 기준이 나와 있습니다.
한국영양학회는 ‘2015년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 남녀별 수분 충분 섭취량은 4~5잔입니다.


성인 남성이 섭취해야 하는 총수분량은 2100~2600mL인데, 음식물을 통해 1100~1400mL를 섭취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물이나 음료수로 1000~1200mL를 따로 섭취해야 합니다.
성인 여성의 경우 하루 섭취해야 하는 총수 분량은 1800~2100mL입니다. 음식물을 통해 섭취하는 수분량을 빼면 900~1000mL입니다.
한국인 성인의 권장 수분 섭취량은 평균 1000mL입니다.


즉, 물 4~5잔을 마시면 됩니다.
물을 적게 섭취했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몸은 체내 수분이 1~2%만 부족해도 갈증을 유발해 물을 찾게 합니다.
콩팥도 체액의 농도를 맞추는 역할을 하므로 심각한 탈수 현상은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목이 마를 때까지 기다려 물을 마시라는 것은 아닙니다.
매일 물을 8잔 이상씩 마셔야 한다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자료 : 헬스조선)